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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일상

길고 긴 지겨운 장마, 그리고 고추 수확 시작~! (한일 고추 건조기 구입)

by 청춘예찬_J 2020. 8. 27.

8월부터는 본격 고추 수확기이다. 

그래서 엄마와 짐을 싸서 단양으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

 

한 달 바짝 일해보자 싶어서 내려갔는데... 웬걸, 역대급으로 긴 장마에 8월 첫주부터 충북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집이 있는 동네는 며칠간 단수까지 되고 산사태 경보까지 내려졌다.

그래서 우리의 계획은 처음부터 엇나갔다.

 

8월 5일 수요일. 비가 약간은 주춤하던 날, 출발을 했다.

도착하니 기적적으로 물이 나온다. 수도 정비를 한 것이다.

거기다가 비도 그쳐서 짐을 풀고 바로 일을 하러 갔다.

일복이 있나보다.

 

8월 초, 아직은 초록빛이 도는 고추들이 더 많았다.

아래에 달려있는 빛깔 좋은 빠알간 고추들만 따서 빗물을 닦고 집 안에서 숙성시켰다.

 

 

작년에는 딴 고추를 햇볕에다가만 말렸는데 잦은 가랑비, 소나기 때문에

겨우 우리가 김장할 고춧가루만 건지고 다 못쓰게 됐었다.

 

그래서 올해는 고추 건조기를 큰 맘 먹고 구입.

 

구입한 한일고추건조기

가격을 여기저기 비교해보고 구입했다.

고추건조기는 전기를 이용해 돌아가는데 한전에 농업용 전기를 신청해야한다.

농업용 전기는 농사용 기계가 있어야 신청 가능하기 때문에 건조기 부터 구입했다.

 

건조기 판매하는 곳에서 전기 신청까지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한일건조기 본사에서 기계를 구입하고 전기는 아빠가 아는 전기상 사장님께 부탁했다.

 

총 24채반짜리에 배송도 빠르고 성능도 아주 좋다. 무엇보다 소음이 크지 않다.

 

 

 

(지겹게) 비가 오는 하루하루

그러다보니 이런 귀여운 청개구리도 갑작스레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약 일주일 뒤 장마가 끝났다.

지겨웠던 장마. 

해질녘 구름 사이로 보이는 햇살이 어찌나 반갑던지.

 

 

고추밭은 생각보다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아랫동네는 고추밭 자체가 다 쓸려 내려가고 죄다 넘어가고 난리가 났기 때문이다.

그거 보면 우리 고추밭은 양호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하지만 온갖 병이 찾아왔다.

물러서 툭툭 떨어지고 탄저가 온 나무도 있고,,

엄마와 함께 해가 뜨자마자 나가서 상한 고추를 따서 버리는게 하루 일과였다.

어떤 나무는 살리기 어려워서 아예 뽑아서 아주 머~얼리 갖다 버렸다.

흑흑

 

 

 

그 와중에도 고추는 잘 익어갔다.

 

24채반이 꽉꽉 찰 정도로 수확을 해서 숙성 시키고 깨끗하게 세척하고 건조기에 건조시킨 후 쨍한 햇살에 말렸다.

 

고추 세척기도 있었담 얼마나 좋았을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세척하고 또 헹구고...

뭐 하나 쉬운일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멤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채반에 담아서 48시간, 48도 내외로 건조기에 건조시킨 후 꺼내서

약 하루~이틀간 햇볕에 바짝 말린다.

 

 

초반에 딴 고추들은 친척들이나 부모님 지인들이 부탁한 것들이 있어서 건고추, 혹은 고춧가루로 보내기로 했다.

나머지는..? 뭐 어떻게든 팔지 않을까?

올해 고춧값이 작년 보다 두배정도 올랐다고 한다. (물론 다른 농작물의 가격 또한 치솟았다)

하지만 그만큼 수확하는 고추의 양이 적어서 고추값이 올라도 농민들은 좋은게 하나 없다. 

 

 

 

이번에 고추 농사를 돕다보니 느낀게 많았다.

농민들이 얼마나 힘들게 농사를 지어 수확한 작물들이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건지.

정말 감사히 여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에 있는 수박 밭은 다 익어서 수확하기 전에 장마가 와서 수박 대부분을 버렸다고 한다.

내 밭도 아닌데 어찌나 마음이 아픈던지 ㅠㅠ

 

일년간 수확철만 바라보며 버텨왔을텐데

이번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이 힘을 내셨음 좋겠다.

 

 

일이 힘들긴 하지만 고추가 많이많이 열려서 9월에도 일이 많기를 바란다.

 

 

 

마지막 사진들은 고추밭에서 본 하늘♡